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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다이닝

부산 전포동 프렌치x일식 컬래버레이션 램지x테라다초

by 盞 2021.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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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포동 프렌치x일식 콜라보레이션 램지x테라다초: 11코스 디너
전포동 프렌치x일식 콜라보레이션 램지x테라다초: 11코스 디너

전포동 램지 오픈 초기에 방문한 적 있었습니다. 그때 굉장히 정중한 음식 설명과 오픈 초기인데도 전혀 어수선하지 않은 전문적인 모습에 좋은 인상을 받았고, 그 사이 메뉴가 바뀌는 동안 도무지 시간이 안 나서 침만 삼키다가 컬래버레이션을 한다는 문자가 도착해서 문자 받자마자 예약해서 갔습니다. 11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진행되었고요. 150,000원 캐치 테이블 예약금으로 지불하여 따로 환불 후 재결제 없이 그냥 선불로 처리됩니다.

총 11코스의 두 시간 걸리는 긴 식사시간이었습니다.

4가지 아뮤즈 부쉬: 처음 마셔본 복어 지느러미 사케
4가지 아뮤즈 부쉬: 처음 마셔본 복어 지느러미 사케

4가지 아뮤즈 부쉬

트러플이 올라간 한우 타다끼, 굴, 푸아그라와 사과가 올라간 파이, 옆엔 복어 지느러미를 넣은 사케입니다. 복어 지느러미에도 혈액이 있어 따뜻하게 데운 사케에 불에 태운 지느러미를 넣으면 미량의 독이 술에 녹아 나와 숙취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맛만 묘사해 보자면 비린 맛은 전혀 없고 가쓰오부시와 비슷한 훈연한 맛이 진하게 나서 아주 맛있었습니다.

스이모노

첫 번째 사진 맨 윗줄 두 번째 요리입니다. 꼬들꼬들하게 익힌 장어와 송이를 넣은 따뜻한 국물 요리. 국물 요리는 뚜껑을 덮어 나옵니다. 이때 뚜껑을 손님이 직접 열고, 다 먹고 나면 뚜껑을 덮는 것이 식사 예절입니다.

부리노 나메로우

사진 맨 윗줄 세 번째 요리인 나메로우는 생선회를 미소된장, 간장 등의 소스와 함께 무친 것입니다. 우니가 큼직하게 올라가 있으며 방어를 사용했습니다. 우니 맛이 진하진 않았어요. 이때쯤 프렌치와 일식 요리의 차이점이 보였습니다. 일식은 재료 자체가 주는 맛을 재료를 지나치게 섞지 않고 원형을 보존하면서 내는 방식이고, 프렌치는 여러 가지 맛이 어울리도록 녹이고 섞어 하나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레이징한 전복과 게우소스: 가장 맛있었던 요리
브레이징한 전복과 게우소스: 가장 맛있었던 요리

브레이징한 전복과 게우 소스

장시간 브레이징한 전복을 전복 내장, 가리비 등과 고추냉이를 넣어 톡 쏘는 맛을 낸 게우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였는데, 가장자리 새집처럼 놓인 카다이프 튀김의 바삭한 식감과 함께 먹으면 됩니다. 태어나서 맛본 전복 요리 중 최고였습니다.

바삭한 감자 비늘로 덮은 삼치와 사이쿄 미소

사진 두 번째 줄 가장 왼쪽에 있는 요리입니다. 메뉴판에는 '사이쿄미소스' 라고 되어 있어서 사이쿄미가 뭘까 한참 생각했는데, 사이쿄 미소였어요. 서경미 쌀을 이용한 백된장입니다. 된장을 사용한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된장 맛이 약했습니다. 제가 백된장 맛을 잘 모르는 것일 뿐 소스 자체 간이 약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냉이 오일과 백된장 소스에 적셔 먹는 삼치 구이가 부드럽고 맛있었습니다. 감자 비늘은 너무 얇아 식감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 조금 아쉬웠어요.

레몬그라스 샤벳

Palate cleanser라고 하지요. 상큼한 맛으로 입 안을 리셋시킵니다. 이제 본격적인 무거운 요리들이 등장할 타이밍입니다.

시소 페이스트와 에쉬 파우더를 곁들인 양갈비

첫 번째 메인 요리입니다. 첫 번째 사진 정 가운데에 놓인 요리. 9개월 미만 어린양을 사용하였고 알맞게 부드러운 정도로 구워졌습니다. 에쉬 파우더는 양갈비 안에 보이는 저 검은 선입니다. 시소 페이스트를 처음 먹어 보았는데, 산초가 든 건지 시소 자체의 맛인지 공격적인 맛이 납니다. 그래서 위의 노란 소스의 존재감이 죽어버립니다.

돼지고기 가쿠니

마지막 줄 가운데에 있는 요리입니다. 일본식 돼지고기 조림이며 아주 부드러워 씹지 않고 삼켜도 될 정도입니다. 간이 많이 진해서 밥과 함께 먹고 싶다고 간절히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밥이 나오는군요.

솥밥

일식 가이세키 코스의 디저트 전 마무리는 역시 솥밥입니다. 송이 솥밥에 절임 반찬과 된장국이 나오는 간소한 조합이지만 내용물은 굉장히 섬세합니다. 밥에서 톡톡 튀는 재료가 있었고 간이 꽤 되어 있어서 다른 것이 필요 없었습니다. 남은 솥밥은 주먹밥으로 만들어 줍니다.

잔두케이크와 아이스크림, 쁘띠 푸

헤이즐넛 페이스트를 넣은 초콜릿 스프레드를 gianduja라고 합니다. 페레로로쉐나 누텔라에서 나는 그 맛입니다. 램지는 디저트에 굉장히 진심입니다. 파인 다이닝 하면서 디저트 맛이 특별했던 곳이 많지 않아서 보통 크게 기대하지는 않지만 램지는 지난번 식사 때 디저트에 좋은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꽤 기대했습니다. 기대보다도 맛있었고요.

이어서 나온 쁘띠 푸는 마카롱, 머랭 쿠키 등 세 가지 작은 한 입 간식이었는데, 마카롱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마카롱을 먹었을 때 충격이 생각났을 정도로 쫀득하고 맛있었어요. 쿠키와 함께 수제 초콜릿도 주는데, 그건 주먹밥과 함께 따로 포장해 왔습니다. 혼자 먹기 아까워 가족에게 드리려고요.

 

150,000원이 저렴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컬래버레이션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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