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부산 시립미술관에 방문하게 되면 걸어서 3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 두 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미락 슈퍼이고, 또 하나가 르꽁비브입니다. 위 사진은 올해 1월쯤 먹어본 것인데 메뉴판에는 없는 특별한 트러플 코스여서 블로그를 시작한 김에 포스팅해 봅니다. 약 6만 원대의 메뉴를 선택해 먹을 수 있는 코스 요리와 88,000원의 데구스타시옹, 그리고 메뉴판에는 없어 서버분께서 슬쩍 말씀해 주시는 히든 메뉴가 있습니다. 당시 트러플 코스는 108,000원.
1월에는 전화 예약만 가능했었지만 현재는 캐치 테이블 예약이 가능합니다. 간혹 1인 예약인 경우 캐치 테이블 예약이 막혀 있는 경우가 있어 르꽁비브 캐치 테이블 1인 예약이 열려 있는지 방금 확인해 봤는데, 가능합니다!
카나페
먼저 르꽁비브에 가면 항상 맛볼 수 있는 치즈 페이스트리와, 베샤멜 치즈가 올라간 토스트, 트러플 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트러플 크림이 든 슈크림빵이 나왔습니다. 슈크림빵은 진하고 짭짤해서 좋았습니다. 치즈 페이스트리는 코스가 바뀌어도 항상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슬라이스 치즈를 전자레인지에 돌린 것과 맛이 같게 느껴져서 매번 조금 아쉽습니다.
아뮤즈 부쉬
첫 번째 사진에서 오른쪽 상단에 있는 해산물입니다. 르꽁비브는 아뮤즈 부쉬로 해산물이 잘 나옵니다. 캐비어가 올라간 방어, 멍게, 소라와 초록색 해초 튀일.
수프
첫 번째 사진 가운뎃줄 왼쪽에 있는 요리입니다. 페이스트리 뚜껑을 걷어내면 진한 푸아그라 향이 올라옵니다. 여러분들은 푸아그라의 쿰쿰한 향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무지 좋아합니다. 그런 쿰쿰하고 진한 푸아그라 향이 가득한 고기 수프와 트러플 슬라이스가 올라간 타다끼입니다. 타다끼 식감이 예술이었습니다.
앙트레
수프 옆은 앙트레로 나온 통영 석화굴입니다. 생굴과 함께 와인에 졸인 굴을 넣은 그라탕이 나왔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듯이 굴이 엄청 커서 한 입에 먹기 버거웠습니다. 저렇게 큰 굴은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어요.
익힌 해산물 요리
첫 번째 사진의 상단 왼쪽에 있는 요리입니다. 아뮤즈 부쉬와 앙트레에서 이미 해산물이 나왔지만 또 해산물이 나옵니다. 사진을 보면 접시 중앙의 익힌 해산물 말고도 옆에 활전복 카나페가 있었습니다. 르꽁비브는 전복이나 가리비를 굉장히 촉촉하게 맛있게 익힙니다.
스테이크
드디어 메인 요리입니다. 한우 1++ 안심, 두껍게 구운 푸아그라, 트러플 소스와 트러플 페이스트, 그 위에 테이블에서 바로 갈아주는 트러플까지 올라갔습니다. 트러플의 진한 향이 입 안에 퍼집니다.
치즈 플레이트
데구스타시옹 이상은 치즈 플레이트가 제공됩니다. 와인 페어링을 위한 치즈 안주인 듯한데 저는 페어링을 하지 않아도 저렇게 치즈를 소량씩 맛볼 수 있도록 줍니다. 이 날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치즈들을 많이 먹어 보았습니다.
디저트
디저트로는 옵스 케이크가 랜덤으로 나옵니다. 이게 르꽁비브의 재미 중 하나인데, 케이크가 랜덤으로 나오기 때문에 저는 3번 연속 같은 케이크를 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르꽁비브와 드마히니, 옵스에는 독특하게도 보이차를 팝니다. 꽤 맛있으니 디저트 먹을 때 커피 대신 따뜻한 보이차를 한 번 드셔 보세요. 코스 가격에 포함되어 있고 1회 리필도 가능합니다.
세계 3대 진미인 트러플, 캐비어, 푸아그라가 한 코스에 다 나옵니다. 사실 세계 3대 진미라는 말은 일본에서 만든 말입니다. 실제로 세계 3대 진미라는 표현은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희귀재료인 것은 틀림없는 트러플, 캐비어, 푸아그라와 함께 국내산 활전복, 거대한 통영 석화굴, 1++ 한우 안심 등 신선하고 좋은 재료들을 108,000원에 먹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가성비 좋은 코스요리라고 생각합니다.
서비스 면에서도 완벽하다고 생각합니다. 커트러리를 요리마다 바꿔 주시고, 제가 먹는 속도에 맞추기 위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멀찍이서 지켜보고 계십니다. 차르 마실 때도, 리필해 달라고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타이밍을 알아채시고 바로 리필해 주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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