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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다이닝

부산 장전동 한식 컨템포러리 코스요리 이플 다이닝 시즌 2 소프트 오픈

by 盞 2021.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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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전동 한식 컨템포러리 이플 다이닝: 훨씬 화려해진 이플 다이닝

지난번 글을 썼던 것처럼 이플 다이닝은 구서동에서 시즌 1을 종료하고 장전동에서 새롭게 오픈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반가웠던 것은, 저는 양산에서 머물며 에피소드가 바뀔 때마다 이 레스토랑에 오기 위해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넘게 달려 도착하다 최근에 본업 때문에 부산대학교 근처로 이사를 왔는데요.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어 이플 다이닝이 집에서 5분 거리인 곳에 오픈했더라고요. 부산대 코스요리 레스토랑이 생기다니.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제가 얼마나 기뻐했을지 상상해 보세요.

그리하여 바쁜 일이 끝나자마자 바로 예약해서 방문해 보았습니다. 혼자 방문하는 것도 가능하며 예약은 카카오톡 채널 메시지로 할 수 있습니다. 점심 간소화 코스 40,000원, 저녁 55,000원입니다. 메인 메뉴는 오리고기와 이베리코 플루마가 있는데, 이베리코 플루마로 변경 시 10,000원 추가됩니다.

주전부리: 항아리부터 시계방향으로

주전부리

레스토랑 규모가 커져 서브할 때 효율적이게 하기 위해 아무즈부쉬, 애피타이저를 한 상에 제공한 것 같습니다. 따뜻하게 먹어야 하는 요리들은 아니어서 다섯 가지 주전부리가 한 상에 나오는 것의 단점은 전혀 없었습니다. 항아리 속에 있는 것은 꽈리고추 튀김입니다. 뚜껑에는 아이올리 소스가 올라가 있습니다. 시계방향으로 육회와 치즈가 올라간 타르트, 파프리카 소스 토마토 새우 요리, 닭 간 파테, 광어회와 캐비어 모양으로 만든 초고추장 소스가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이 중 최고는 파프리카 소스가 올라간 토마토 새우 요리였습니다. 새콤하고 가벼운 파프리카 소스 안에 든 토마토 큐브에서는 기분 좋은 탄산이 느껴집니다.

수프

첫 번째 사진의 우측 하단, 당근 수프가 나왔습니다. 저는 줄곧 당근을 편식하다 예전 이플 다이닝 시즌 1 에피소드 6에서 맑은 미소된장 수프에 나왔던 채 썬 당근을 맛있게 먹고 난 뒤로 당근 초보자 정도 레벨이 되었습니다. 당근 수프는 또 다른 도전이 됐었어요. 먹기 전 '오늘은 또 내가 어떤 새로운 당근 요리를 맛있다고 생각하게 될까?' 하는 기대감마저 있었답니다. 그리고 한 입 먹자마자 역시 정말 맛있었어요. 당근의 역한 향이 전혀 나지 않고 부드럽고 진한 맛이 납니다. 수프 위엔 핑크 페퍼, 처빌, 아스파라거스, 미니 로메인과 콜리 플라워, 바삭하게 튀긴 카다이프와 초리조가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포크도 함께 제공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스푼만으로 먹기엔 아스파라거스가 조금 길었습니다.

생선

첫 번째 사진 우측 상단. 간장에 조린 해초와 오늘의 생선, 라따뚜이와 뵈르 블랑 소스. 플레이팅은 프렌치에 가깝지만 맛은 한식입니다. 반찬과 생선 요리를 곁들이는 느낌. 생선이 핑크색이 남아 있는 정도로 알맞게 보드랍게 익어 맛있었어요.

오리

메인 요리입니다. 처음에 피가 철철 나는 레어로 부탁드렸더니 셰프님께서 나와서 요리 형태를 설명해 주시면서 굽기 정도를 올려도 괜찮겠느냐 하셨습니다. 요리를 보자마자 이걸 제가 요청한 만큼 레어로 먹었다면 충격적인 식감이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오리고기 위에 닭고기 완자와 닭껍질이 감싸져 있는 형태였는데, 아마 굽기를 따로 말씀드리지 않는다면 사진만큼 덜 익은 상태는 아닐 겁니다. 개인적으로 완벽하게 부드러운 레어였습니다. 오렌지 베이스 소스에 크림소스를 끼얹고 익힌 곡물들과 잘 구운 브로콜리니와 함께 먹으면 됩니다. 또 먹고 싶어요.

된장찌개: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된장찌개

된장찌개

소제목을 잘못 적은 게 아닙니다. 메뉴판에 있는 그대로를 썼어요. 고기를 먹었으니 한국인의 디저트인 된장찌개를 먹어야지요. 아래엔 두부 크럼블, 시즌 1 에피소드 7에서도 맛보았던 감동적인 청양고추 아이스크림, 위엔 고춧가루와 대파, 주키니 튀김이 올라가 있었습니다. 어떤 맛일까요? 직접 가서 드셔 보세요. 맛이 상상 안 가는 조합이지만 전혀 호불호가 없는 달콤한 디저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플 다이닝은 미쉐린 가이드 부산이 생긴다면 가장 먼저 미쉐린 스타를 받지 않을까 기대하는 레스토랑입니다. 규모가 커진 데다 소프트 오픈 기간이어서 아직 분주하고 정신없는 게 느껴지지만 그런 건 아무 문제점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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